세상을 변화시킬수 있는 힘

  1. 2008/07/26 국경에서 먹는 아침식사
  2. 2008/07/26 지구를 위한 옥수수밭 습격 사건

국경에서 먹는 아침식사

Posted 2008/07/26 23:10
유전자 조작 식품이 없는 아침을!

맑고 화창한 일요일(20일) 아침, 폴란드 쪽 국경 근처 독일의 한 작은 마을 쫄부뤼케(Zollbrücke)에서는 '국경에서 먹는 아침식사,-유전자 조작 식품이 없는 아침(Frühstück am Rand-Gentechnikfrei)'이라는 행사가 열렸다.

행사 개최지는 몇몇 예술가들이 모여 만든 예술, 문화와 중심지 '씨어터 암 란트(Theater am Rand)의 야외 극장이었다. 이 행사는 유전자 조작 식품에 반대하는 활발한 활동을 하고 있는 몇몇 활동가들과 '씨어터 암 란트'의 예술가들이 함께 뜻을 모아 이루어졌다.

32개에 달하는 유기농 식품 회사 · 식품점 · 빵집 등에서 '국경에서 먹는 아침식사,-유전자 조작 식품이 없는 아침'을 위해 빵, 야채, 과일, 쨈, 쥬스 등을 기부했다.


▲ 유전자 조작이 없는 아침식사를 하기 위해 '씨어터 암 란트(Theater am Rand)의 야외 극장에 모여든 사람들. 2006 ⓒ 김미수 & Daniel Fischer

이날 300명에 가까운 사람들이 유전자 조작 식품이 없는 아침을 먹기 위해 '씨어터 암 란트'를 찾았다. 바이올린, 콘트라베이스, 아코디언의 3중주가 라이브로 펼쳐지는 가운데, 사람들은 신선하고, 유전자 조작되지 않은 깨끗한 음식들을 맘껏 즐겼다.

오후에는 유전자 조작식품과 먹거리에 관한 주제로 교수직 은퇴 후에도 왕성한 활동을 하고 있는 지그마 그뢰네펠트(Sigmar Groeneveld)의 강연과 어린이들을 위한 인형극, 콘서트가 이어졌고, 관련 주제의 영화가 상영되었다.


무관심에서 관심으로


▲ 브란덴부르크(Brandenburg) 주에 있는 유전자 조작 농작물 밭을 표시해 놓은 지도를 유심히 보고 있는 참가자들 2006 ⓒ 김미수 & Daniel Fischer
한 참가자는 정작 행사의 주제에는 별 관심없는 사람들이 우르르 몰려와서 잘 차려진 음식만 먹고 간다며 불만을 토로하기도 했다. 하지만 행사 기획자 중의 한 명인 마틴 베버(Martin Weber)는 이 행사의 기획 의도 중 하나가 바로 식사와 더불어 열리는 여러 문화 행사를 통해 보다 많은 사람들이 거부감 없이 유전자 조작에 대한 정보를 접하는데에 있다며, 이를 통해 우리 먹거리에 관해 잠시나마 생각해 보는 계기 정도만 되어도 좋겠다는 말을 하였다.

마틴 베버의 말처럼, 가벼운 마음으로 야외극장에서 상쾌한 바람을 느끼고 음악을 즐기며 맛난 아침식사를 할 요량으로 온 사람이라 할지라도 식사를 기다리며 혹은 식사 후 잠깐 여기저기 걸려있는 유전자 조작에 관한 게시물들을 스치듯이라도 훑어 보았을 것이다.

이 사람들이 집으로 돌아가서는 전과 다름없이 생활을 하다가도 텔레비젼이나 신문에서 유전자 조작에 관한 뉴스를 보게 된다면 아마 예전보다는 조금 더 관심어린 눈으로 뉴스를 지켜보기도 할 것이고, 그 중에는 장 보러 가서도 식품의 원산지나 유전자 조작 식품 함유 여부를 따져보기 시작하는 이들도 있을 것이다.


'사람이란 바로 그 사람이 먹는 것이다'

▲ '씨어터 암 란트' 진입로에 걸린 포스터. “유전자 조작, 먹을까?“,“사양합니다“라고 적혀있다.
2006 ⓒ 김미수 & Daniel Fischer


독일에는 '사람이란 바로 그 사람이 먹는 것이다(Der Mensch ist, was er isst)' 라는 말이 있다. 우리가 먹는 음식과 마시는 음료는 물질적으로 우리의 몸을 만들고, 또한 우리의 생각, 행동 그리고 우리 미래에 영향을 미친다는 말이다.

우리가 매일 하는 '먹는 행위'-무엇을 먹을까 생각하고 결정해 돈을 지불하는 일체의 행위는 우리의 미래를 결정한다.

우리가 무심코 사먹는 햄버거 한 개 때문에 '지구의 허파'라 불리는 아마존의 열대 우림이 파괴되고, 대부분 동물의 사료로 쓰여질 유전자 조작 옥수수나 대두를 재배한다는 명목 하에 생계유지를 위해 농작물을 기르던 제 3세계의 가난한 농부들은 자신들의 삶의 터전에서 쫓겨나게 될지도 모른다.

별 고민 없이 1kg에 1000원도 안되는 수입산 밀가루(듬뿍 뿌려진 첨가제 덕에 봉지 입구를 열어 몇 달을 두어도 벌레가 생기지 않는)를 사먹는 동안, 한동안은 대한민국에서 거의 자취를 감췄던 우리밀 종자를 찾아내 우리밀을 재배, 생산하고 있는 우리밀 농가들은 다시 한번 어려움을 겪게 될런지도 모른다.


의식있는 '먹는 행위'

요즘 세상에 집에서 매일 밥을 차려먹기가 쉽지 않은 사람들도 많을 것이고, 더군다나 도시락을 손수 챙길 수 있는 사람은 더 적을 것이다. 유기농 식당은 서울에서도 그 수를 손가락으로 꼽을 수 있을 정도로 몇 개 되지 않고, 따라서 바쁜 우리들이 끼니 때마다 이런 식당을 찾는다는 것도 쉽지 않은 일이다.

그렇지만 주말 식사를 위해 혹은 다른 어떤 이유로든 가끔 장을 볼 때라도 '사람이란 바로 그 사람이 먹는 것이다'라는 말을 기억해 보며 유전자 조작이 되지 않은 식품, 우리 농산물 또는 유기농 먹거리를 고른다면 우리 자신과 우리 다음세대를 위한 안전한 미래를 만들어 가는데 도움이 되지 않을까.

기억하자. 우리의 '의식있는 먹는 행위'가 이 세상을 변화시킬 수 있다는 것을.




햄버거와 아마존



지구의 허파라 불리는 아마존의 열대우림은 육우 사육을 위한 목초지 조성을 위해, 혹은 대부분 사료용으로 쓰여질 곡식 재배를 위해 벌목되고 불태워져, 이미 많은 면적이 사라졌다.

이곳에서 사육된 많은 소들은 햄버거 빵 사이에 끼워지는 패티를 만들기 위한 재료로 사용된다. 아마존에서 사육된 소들이 국내 햄버거 패티로 사용되는 것은 아니지 않느냐는 반론이 있을 수 있겠으나, 이 시대에 사육되는 많은 소들이 적어도 한 번 이상은 곡식 사료를 받아먹고 자라며, 전 세계 곡류의 30% 이상이 사료용으로 재배되고 있는 사실을 생각할 때, 육우 사육으로 인해 발생하는 많은 문제와 우리가 전혀 무관하다고 주장하기는 어려울 듯 싶다.

참고 자료 : [2020 미래로] 리프킨-김명자 환경장관 이메일 대담
(http://www.chosun.com/w21data/html/news/200207/200207300249.html)
/ 김미수


덧붙이는 글 | 2006년 8월 ohmynews에 송고한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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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전자 조작 농작물, 그 유해성을 알고 있나


▲ 유전자 조작 옥수수 밭에 반대하는 가두시위  2006 ⓒ 김미수 & Daniel Fischer

지난 7월 마지막 주 주말, 독일 브란덴부르크주에 있는 작은 마을 바딩엔(Badingen)에서는 유전자 조작에 반대하는 집회가 열렸다. '긴드렉 벡(Gendreck-Weg, 유전자 조작 쓰레기는 사라져라!)'이라는 단체에서 주관한 행사인데, 올해로 두 돌을 맞았다.




유전자 조작 옥수수

Bt 옥수수란?



이 곳 Badingen에 심은 옥수수는 유전자 조작 옥수수 중 Bt 옥수수이다. Bt란 독성을 내뿜는 'Bacillus thuringiensis'균의 약자로, Bt 옥수수는 별도의 농약 사용 없이 옥수수 스스로 해충을 죽일 목적으로 개발된 종자이다.

하지만 해충뿐만 아니라, 바람에 날린 옥수수 화분에 오염된 근처 다른 풀에서 서식하던 나비, 나방, 애벌레들까지 죽게 한다는 연구 결과가 있다. (Losey et al.1999)


이 단체는 해마다 유전자 조작 농작물을 심은 밭을 찾아 근처에서 캠핑을 하며 워크숍, 토론회를 연다. 그리고 마지막 날인 일요일, 교회에서 유전자 조작 농작물에 반대하는 주제의 예배를 드리고 난 후 밭까지 가두시위를 한다. 그 다음 일정의 마지막이자 행사의 꽃이라 할 수 있는 '옥수수 밭에서 춤을(Tanz in den Mais!)'이라는 행사를 여는데, 생태계를 교란시키고 우리의 건강마저 위협하는 유전자 조작 옥수수를 베어내는 것이다.

작년에는 소수의 참가자들만이 밭에 접근해 유전자 조작 옥수수를 베어낼 수 있었다. 밭 근처에 가기도 어려울 정도로 경찰이 경찰차, 입에서 보호대를 제거한 경찰견, 심지어는 헬리콥터까지 동원해 시위를 진압하고 통제하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올해는 200명 가까이 되는 사람들이 1000㎡ 크기의 옥수수 밭을 '청소'했고 그 중 80여 명이 연행됐다. 유전자 조작 옥수수의 독성 때문이었을까. 옥수수를 베러 밭에 들어갔던 이들 중 몇몇은 밭에서 나온 후 알레르기 증상을 보였다고 한다.

▲ 길을 막아선 경찰차들을 배경으로 연주를 하고 있는 클래식 음악 그룹 Lebenslaute
2006 ⓒ 김미수 & Daniel Fische

정말 밭을 깡그리 없앨 목적이라면 몰래 밤에 밭을 찾아 다 베어 버리는 게 쉽겠지만, 이 집회의 궁극적인 목적은 대중에게 유전자 조작의 위험성, 유해성 등을 널리 알리고 이에 대해 생각해 보는 계기를 마련하는 데 있다.

일부에서는 긴드렉 벡과 참가자들을 싸잡아 '파괴자', 심지어는 '범죄자'라고까지 하며 비난하고 부정적인 여론을 조성한다. 하지만 엄마, 아빠의 손을 잡고 함께 온 아이부터 학생들, 타악기와 클래식 음악 연주 그룹, 양봉업자, 농부, 고령의 할아버지까지, 남녀노소, 직업에 관계없이 '우리 지구의 미래를 염려하는 마음' 하나로 모인 참가자들뿐이다.


유전자 조작 농작물의 폐해

브란덴부르크주는 독일에서 가장 넓은 면적의 유기농 밭이 있다. 그리고 많은 농부들이 자신들의 지역을 'Gentechnik frei Land'(유전자 조작 금지 지역)로 선언하고 있다. 하지만 아이러니하게도 이곳은 또한 독일에서 가장 넓은 면적의 유전자 조작 농작물 밭이 있는 곳이기도 하다.


▲ 일반 농작물과 유전자 조작 농작물의 공존이란 양과 늑대를 한 곳에 모아 두고 공존 가능성을 지켜보는 것과 같다고 말하는 양봉업자 미햐엘 그롤름.
2006 ⓒ 김미수 & Daniel Fischer

유전자 조작을 찬성하는 사람들은 유전자 조작 농작물은 건강에 무해하며 일반 농작물과 공존이 가능하기 때문에 자연환경에도 아무런 영향을 끼치지 않는다고 주장한다.

하지만 올해로 두해째 긴드렉 벡 패널로 참석하고, 행사 진행을 맡고 있기도 한 양봉업자 미햐엘 그롤름(Michael Grolm)은 "일반 농작물과 유전자 조작 농작물의 공존을 운운하는 것은 양과 늑대를 한 곳에 모아 두고 공존이 가능한가를 지켜보는 것과 다르지 않다"고 말했다. 그의 말에 따르면, 벌들은 최대 10km까지 날아가 이 꽃에서 저 꽃으로 화분을 나르고 이를 통해 유전자 조작 농작물의 화분이 일반 농작물에 닿아 결국 모두 유전자 조작 농작물이 되고 만다. 벌뿐만 아닌 바람도 이런 현상을 확산시킨다.

이미 수년간 유전자 조작 유채를 심어 온 캐나다를 보면, 밭에 한 번 유전자 조작 유채를 심으면 선택의 여지 없이 주위의 모든 유채가 유전자 조작 유채가 된다. 그래서 지금 캐나다에는 더 이상 유전자 조작이 아닌 일반 유채는 존재하지 않는다.

유전자 조작 농작물을 심을 수 있는 '선택의 자유'를 외치는 유전자 조작 농부들 덕에 오히려 유채를 심던 캐나다의 일반 농부들, 유기농 농부들의 선택의 자유는 모조리 박탈 당했다. 이미 이러한 참상을 경험한 한 캐나다 농부는 독일은 자국을 상대로 또 다른 실험을 할 필요가 없다고 충고한다.


긴드렉 벡, 그 후


▲ 밭에서 유전자 조작 옥수수를 베어내고 있는 참가자들  2006 ⓒ Jörg Müller

신경써서 유기농 농산물을 사먹지 않는 한, 우리는 도처에 있는 유전자 조작 식품의 위험에 노출되어 있다. 일반 소고기와 유제품은 거의 다 유전자 조작 농산물을 사료로 해 키운 소에서 나온 것이다. 가공된 식품의 경우 독일에서는 가공 후 남아있는 유전자 조작 물질이 0.9% 이하면, 우리 나라는 3% 이하이면 '유전자 조작 식품' 표기를 하지 않아도 된다. 우리도 모르는 사이, 미처 신경쓰지 못하는 사이에 벌써 우리는 대대적인 실험용 쥐가 되어가고 있다.

다행히 우리나라에는 아직은 상업적인 용도의 유전자 조작 농작물을 키우는 밭과 농부가 없지만, 독일에서는 다국적 종자회사들의 지원에 힘입어 이들의 세력이 확대되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크고 작게 여기 저기서 일어나는, 긴드렉 벡과 같은 유전자 조작 반대 운동과 참가자들 덕에 그나마 아직은 선택의 여지가 있고, 이 상황을 변화시킬 수 있는 가능성이 남아 있다.


▲ 긴드렉 벡(Gendreck-Weg)의 로고
ⓒ Gendreck-Weg

하지만 직접 시위에 동참하는 것만이 세상을 변화시키는 것은 아니다. 슈퍼에서, 마트에서 물건을 살때 유전자 조작 식품의 여부를 꼼꼼히 따져보고, 수입산이 아닌 국산을 이용하거나 유기농 농산물을 이용하는 것 역시 유전자 조작에 반대하는, 그래서 세상을 변화시킬수 있는 기본적이고도 커다란 힘이 된다.

"Wenn Unrecht zu Recht wird, dann wird Widerstand zur Pflicht(불의가 정의가 된다면, 우리는 이에 저항할 의무가 있다)"

어느 시위 참가자의 손에 들린 피켓에 적혀 있던 글이다.
 
덧붙이는 글 | Gendreck-Weg 홈페이지: http://www.gendreck-weg.de

2006년 8월 ohmynews에 송고한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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